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스타, 발리예바의 금지약물 사용이 인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대표팀의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도 무효 처리됐습니다. 러시아의 도핑은 한두 번이 아닌데요. 홍희정 기자와 함께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발리예바 선수는 올림픽에 참가하기 전부터 도핑 논란에 휩싸였는데, 결국 올림픽 메달이 박탈됐네요?
[기자]
발리예바 선수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열리기 전인 2021년 12월 러시아 피겨 선수권대회에서 약물 검사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도핑 논란이 있던 가운데 이듬해 2월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했는데요.
발리예바는 주니어 시절부터 4회전 점프를 안정적으로 구사하며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온 만큼 올림픽에서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전에서는 연이은 점프 실수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연기를 마치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개인전은 4위에 그쳤지만 단체전에서는 금메달을 가져갔는데요.
도핑 논란에 대해 당시 IOC 위원장은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습니다.
[토마스 바흐/IOC 위원장 : “모든 진실이 드러나길 바랍니다. 이 일에 책임 있는 모든 사람이 가려지길 바랍니다. 가장 강력하고 가능한 방법으로요.“]
이후 2년간 이어진 공방 끝에,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발리예바가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에 양성 반응을 보인 점을 사실로 인정했습니다.
협심증 치료제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은 2014년 금지 약물이 됐는데요.
이번 결정으로 러시아의 피겨 단체전 금메달이 무효처리 됐고, 발리예바의 선수 자격은 약물 검사가 있었던 2021년부터 내년 12월까지 4년간 정지됐습니다.
[앵커]
러시아는 이번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죠?
스포츠계뿐 아니라 크렘린궁 대변인까지 항의했어요?
[기자]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과 미국 등 서방과의 대립 구도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러시아 스포츠에 전쟁이 선포됐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크렘린 궁도 나섰습니다.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비난하며 러시아 선수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항소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특히 러시아의 메달 박탈로 금메달은 2위였던 미국에 돌아갔다는 점 등을 이유로 미국 배후설이 러시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이번 결정이 “서방이 러시아를 상대로 벌이는 하이브리드 전쟁의 주류“라면서, “미국이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을 막기 위해 스포츠 기구에 노골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시민들도 이 같은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크리스티나/러시아 모스크바 시민 : “불행하게도 이런 종류의 스포츠는 매우 정치적입니